[백련산 통신] VOL.07 백련산의 여름이 다 가는 소리


[백련산 통신]
백련산 모니터링 보고서 VOL.07 (260901)



발행: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모니터링 일자: 2026년 8월 20일 09시30분~11시30분
특이사항: 늦여름 가뭄과 고온으로 일부 나무의 잎 마름·결실 부진 관찰, 무당개구리 서식 웅덩이의 수량 감소·인위적 교란 확인, 태풍·폭우 대비 능선 맨발길 배수 상태 및 정원단지 방향 물길 점검, 맨발길 다량의 유리 조각 발견


8월의 백련산 스케치_ 백련산의 여름이 다 가는 소리


강렬한 햇빛, 몸이 흠뻑 젖는 듯한 높은 습도, 가뭄. 이제는 여름 내내 계속되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백련산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미 건장하게 키가 크고 목질도 튼튼한 나무들은 올해도 씩씩하게 수관을 높이 올리고 가지를 뻗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쭉 뻗은 상수리나무, 은사시나무, 떡갈나무….

하지만 아직 애매하게 자리 잡은 나무들은 달랐습니다.

잎사귀를 풍성하게 달지 못한 나무는 어느새 잎 가장자리가 누렇게 타 버렸습니다. 해가 잘 비치지 않는 곳에 서 있거나 왕성하게 성장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햇빛을 보기 어려운 나무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런 나무들은 잎이 갈색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열매도 제대로 맺지 못했습니다. 충분히 비를 맞지 못한 채 무더운 여름을 난 나무들의 아픈 흔적입니다. 열매를 익히고 나뭇잎을 떨어뜨려 뿌리에 양분을 저장한 채 한 해 살이를 마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더 심화되는 기후위기 속 여름은 숲의 나무들에게도 겨울보다 혹독한 흔적을 남기고 지나갑니다. 

그런 사이에도 봄과 초여름에 부지런히 꽃을 피웠던 나무와 풀들의 열매는 푸른색 아기 열매에서 짙은색 어른 열매로 바뀌는 중입니다.


회양목, 찔레나무, 때죽나무, 선밀나물, 댕댕이덩굴, 참나무의 도토리들….

숲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우렁찼던 풀벌레 소리도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거의 짝짓기를 끝내고 가을 벌레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물러가나 봅니다. 귀뚜라미와 여치 소리가 꽤 두드러지게 들립니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반갑지 않은 태풍 손님이 찾아옵니다.

올해는 아직 작년과 같은 큰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센 태풍이 찾아오면 곧 쓰러지거나 부러질 것 같은 나무들도 꽤 있습니다. 작년 폭우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능선의 맨발길이 더 깊게 패여 바위와 돌이 드러나면 어쩌나 싶습니다. 특히 산 아래 마을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요. 

그래서 이번 맨발길 모니터링에서는 폭우가 올 때 물이 산자락으로 잘 빠지지 않는 맨발길 구간이 어디인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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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회양목 열매 
  • 1-1 팥배나무 
  • 1-2 찔레나무
  • 1-3 때죽나무
  • 1-4 선밀나물 
  • 1-5 댕댕이덩굴 
  • 1-6 누리장나무
  • 1-7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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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무당개구리와 소금쟁이 등 수생생물의 보금자리가 지켜져야 해요

계곡이 거의 없어 물이 귀한 백련산에도 땅속에 스며든 물이 모여 만들어진 웅덩이가 있습니다. 백련산 아래에 바로 자리한 신흥사에서 조금만 오르면 장수배드민턴장이 나오는데, 웅덩이는 그 인근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무당개구리와 올챙이, 소금쟁이가 살고 있습니다. 올해는 무당개구리가 낳은 알도 보고, 올챙이로 자라 어린 무당개구리가 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웅덩이 바닥이 드러난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 쥐오줌만큼 쫄쫄 떨어지는 물조차 웅덩이까지 내려오지 못한 것이지요. 자세히 살펴보니 웅덩이로 이어지는 아주 좁은 물길이 막혀 있어 상황이 더 심해졌던 것이었습니다.

무당개구리들이 어디로 갔는지 너무 궁금하고 걱정되었습니다. 막힌 물길을 터주었고, 다음 날 다행히 비가 내려 물이 채워진 웅덩이에 무당개구리들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보고 안심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는 웅덩이의 물이 황토색으로 뿌옇게 변해 버렸고, 무당개구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들이 웅덩이에 들어가 걷는 통에 물이 뿌옇게 변한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무당개구리와 올챙이들이 혼비백산해 도망가지 않았을까요.

맨발 걷기, 좋지요. 그러나 그 작은 웅덩이까지 들어가 바닥을 헤집어 놓으며 걸어야만 할까 싶습니다.

이곳은 물이 귀한 백련산에서 유일하게 물이 떨어져 웅덩이가 유지되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씻거나 맨발로 걸었던 발을 씻으며 시원함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 작은 웅덩이는 오랫동안 무당개구리를 비롯한 생물들이 살아온 보금자리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생물들은 숲속 다른 생물들의 먹이가 되어 백련산의 생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숲속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야 우리도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마을숲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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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뿌옇게 변한 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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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 무당개구리
  • 2-3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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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원래 웅덩이 모습


2. 폭우를 동반하기 쉬운 태풍의 계절 9월, 능선 맨발길은 괜찮을까요?


작년에 꽤 많은 폭우가 쏟아졌던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백련산 아래에 바로 인접한 정원단지 마을의 일부 도로로 산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와 주민들이 크게 놀란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구청에 조사를 요구했고, 이후 조사가 이루어져 현재 조사 결과와 대응 방안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정원단지 마을로 연결되는 낡은 계단과 10번 마을버스 종점에서 오르는 계단이 만나는 산 능선은 좁은 능선에 비해 꽤 넓은 편입니다. 맨발길을 조성하면서 운동기구를 모아 놓은 터가 새롭게 만들어졌는데, 그곳은 능선 바닥보다 흙을 쌓아 높여 놓았습니다.(사진 참조)

산 정상으로 오르는 한쪽 능선길은 길을 넓히면서 가장자리의 흙더미가 무너지지 않도록 나무판을 대어 놓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 빗물이 양쪽 산 사면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길을 따라 이곳까지 쏟아져 내려오는 물길이 됩니다.(사진 참조)

그런 이유로 작년 폭우가 내린 뒤 경사진 맨발길이 깊게 패이고 땅속의 돌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물길을 따라 급물살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온 빗물이 이 넓은 능선 터까지 도달하면, 흙을 높게 쌓아 다진 운동기구 터 때문에 산 사면으로 흘러 내려가지 못하고 반대편 사면인 정원단지 마을 쪽으로 쏟아져 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조사 결과와 대응안을 확인해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만일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북상 중인 태풍으로 폭우가 내리기 전에 시급한 대처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정원단지로 연결되는 계단 인근에는 이전부터 조성된 사방댐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폭우 때에는 이 사방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아래쪽에도 몇 년 전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어 2020년부터 최근까지 공사가 이루어졌고, 새로운 축대와 사방댐 시설이 만들어져 있어 산사태로부터는 비교적 안전해 보였습니다.

내려가는 계단은 여러 번 언급했던 것처럼 낡은 정도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물길이 되어 젖은 나무들이 더 쉽게 부식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계단 보수 공사도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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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능선 터 전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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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3-3 물길이 되어 버리는 능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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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3-5 이전에 설치된 사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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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3-7 썩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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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 새로 조성된 산사태 예방 축대


**사방시설: 큰비가 내릴 때 흙과 돌, 나무가 한꺼번에 쓸려 내려오는 것을 막거나 그 속도를 늦추는 시설


3. 맨발길의 유리 조각, 조심해야 해요!


저는 맨발로 걷지는 않지만 바닥에 유리 조각이 보이면 꼭 줍곤 합니다. 많은 분이 맨발로 걷는 길이기도 하고, 꼭 맨발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넘어지면서 손을 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숲에 사는 생물들에게도 유리 조각은 이롭지 않습니다.

최근 산에서 내려가는 길에 유리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10번 마을버스 종점 옆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아주 넓은 주 능선으로, 운동기구가 있고 정원단지로 내려가는 계단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유리 조각을 하나 줍고 주변을 살펴보니 또 다른 조각이 보이고, 그것을 주우니 다시 다른 조각이 보였습니다. 거의 20분 동안 같은 장소에서 주운 유리 조각이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가 유리병을 산산조각 낸 적이 있는 것인지, 땅에 박힌 큰 조각부터 아주 작은 조각까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맨발로 걷는 분들이 조심해서 천천히 살펴보며 걷겠지만, 이 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을 모를 수 없을 텐데요. 이렇게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을 한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안전한 맨발길이 되도록 많은 눈이 함께 살펴야겠습니다. 


  • 4-1·4-2 맨발길에서 발견한 유리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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